자연의 위대함...팬데믹 물리치려면 자연서 배워야

이현주 기자 승인 2021.05.03 22:31 의견 0
[사진=픽사베이]


2020년 3월 루스 드프리스는 5년간의 집필에 마침표를 찍고 있었다. 이 책에서 이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상호의존성을 고려할 때 전지구적 위기는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짓고 있었다.

그가 집필 작업을 막 끝냈을 때 코로나 사태가 터져나왔다.

네이처에 따르면 드프리스 교수는 "이 책에서 내가 주장하고자 했던 바는 코로나 사태같은 일이 불가피하다는 점이었는데, 지금 우리가 그대로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의 책 내용이 우울한 것으로만 채워져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책은 희망을 주는 내용 담고 있는데, 바로 우리가 수백년을 거쳐 살아온 우리의 자연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드프리스는 팬데믹 초기 손세정제 부족이나 마스크 부족 같은 걸 예로 든다. 우리가 중요한 자원에 관해 공급망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자연은 방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산호의 뼈대랄지 잠자리의 날개를 자세히 보면 단순한 구조가 반복적으로 펼쳐져 있다. 식물의 잎사귀도 마찬가지다.

벌레가 잎을 조금 갉아먹었을 때도 잎사귀는 수분이나 영양분을 이동시키는데 있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유연성에 투자하는 것이다. 즉 교역 상대방을 다변화 함으로써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이다. 식량이나 의약품 같은 주요 물픔에 대해서는 적어도 서너개의 파트너를 잡아놓고 있어야 유사시에도 버태낼 수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현대사회를 디자인할 때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야 한다는 교훈은 사실 요새 나온 건 아니다. 다만 바이오복제(biomimicry)라는 개념은 20~30년밖에 안되는 분야다.

바이오복제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렉스 아모레는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사고체계는 그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왜냐하면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류는 지구의 육지와 해양 대부분을 이미 변화시켰다. 육지의 70%가 인간의 손을 탔고, 해양의 3분의 2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20%가 멸종 직전에 몰렸고, 지구 자체는 이산화탄소가 지구복사시스템를 변화시켜 온난화를 겪고 있다.

드프리스 교수는 "인류 문명이 발전할 수록 더 복잡한 시스템이 되는데, 이런 복잡성이야말로 자연의 특성"이라며 "팬데믹은 그런 사실을 도외시한 채 인류문명이 유지될 수 없음을 깨닫게 했다"고 말한다.

자연이야말로 인류가 앞으로 계속해서 맞이할 위기로부터 구해줄 열쇠임을 깨닫게 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지속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