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두꺼비와 자동차부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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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승인 2021.12.09 19:44 | 최종 수정 2021.12.12 10:30 의견 0
<픽사베이>


황금두꺼비는 코스타리카의 높은 산에 위치한 운무림 지역에 서식했다.

지구온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황금도께비의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는 위협을 받게 된다.

저지대에 살던 생물들이 높아진 기온을 피해 황급도께비가 사는 지역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높은 산 운무림이라는 특정 지역에 적응해 있던 황금도께비는 결국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멸종하고 말았다.

황금두꺼비의 사례는 최근 전동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부품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연상시킨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업계 가치사슬에 적응해 있던 국내 부품 업계는 급격한 환경변화에 타격을 입고 있다.

2016년 26만5000여명에 달했던 부품업계 고용인원은 2021년까지 5년 사이에 1만 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5일 매일경제 참조)

자동차의 전동화가 진전될 수록 이같은 흐름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020년 기준 부품 업쳬 8699개 가운데 전기모터 등 미래차용 부품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총 210곳 정도로 전체의 2.5%에 그치기 때문이다.

내년기관 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대략 3만개이지만 전기차에 들어가는 건 2만개도 되지 않는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2010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경험했다. 2010~2015년에만 고용인원이 10만명 늘어났고, 업체 수는 1700개가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할 정도의 능력은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자연생태계에서 사례를 더 찾아볼 수 있다.

경쟁을 피해 산 꼭대기 쪽으로 올라간 소나무의 사례가 그렇다.

기후변화로 산 아래쪽에 서식하던 종들이 산 위쪽으로 경쟁자들이 올라오면 곤경에 처하게 된다.

산 꼭대기는 더 이상 옮겨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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